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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발달 및 교육

말 늦는 아이 원인: 영유아 검진 기준과 시기별 언어 발달 촉진법

by dorong37 2026. 6. 8.

언어발달

"기다리면 말하겠지"라는 말, 정말 믿어도 될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 말이 위안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언어 발달에는 기다림이 도움이 되는 시기와, 기다리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시기가 분명히 따로 있습니다. 그 경계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저는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말을 안 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부터 봐야 합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은 입에서 말이 나오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습니다. 훨씬 이전부터 이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생아 시기의 배냇짓부터, 생후 2

~3개월에 나오는 쿠잉(Cooing), 즉 "아~

", "우

~" 같은 부드러운 모음 소리, 그리고 3~

4개월 무렵의 옹알이인 배블링(Babbling)까지가 모두 언어 발달의 첫 단계입니다. 여기서 쿠잉이란 아기가 만족감을 느낄 때 목 깊은 곳에서 내는 부드러운 소리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돌 무렵이 되면 울음만으로 모든 걸 표현하던 아이가 소리, 손짓, 눈 마주침 같은 비구어적 의사소통(Non-verbal Communication)을 활발히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비구어적 의사소통이란 말 없이도 몸짓이나 표정, 시선으로 의도를 전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물을 가리키며 "아아~" 소리를 내거나, "안녕" 손짓을 따라 하거나, 이름을 불렀을 때 고개를 돌리는 것이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가 보기에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그냥 지나칩니다. 말을 안 한다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아이가 손짓으로 의사를 표현하는지,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반응하는지는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비구어적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면 조금 기다려볼 여지가 있고, 이마저도 안 된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4개월 영유아 검진,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저는 국가에서 정한 영유아 검진 시기에는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체계적인 검진 제도가 없었고, 그래서 발달이 느린 아이들이 그냥 묻혀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시기별로 정확하게 점검하고 개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걸 그냥 흘려보내는 건 아이에게 너무 아까운 일입니다.

특히 24개월 영유아 검진은 수용 언어(Receptive Language)와 표현 언어(Expressive Language)를 함께 확인하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수용 언어란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을, 표현 언어란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소리로 표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18~19개월 검진에서는 주로 수용 언어 항목이 많다면, 24개월로 갈수록 표현 언어 비중이 높아집니다.

이 시기에 검진 결과로 '언어 심화 권고'가 나왔다면, 바로 언어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언어 평가란 언어 치료를 바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표현 언어가 또래 대비 어느 수준인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아이의 언어 능력이 또래 하위 10% 이하로 나온다면 언어 치료가 권유됩니다.

24개월에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언어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일관된 말소리로 자신의 의도를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
  • "이리 와", "앉아" 같은 일상적인 지시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전혀 없는 경우
  • 새 낱말을 알려줘도 따라 하려는 시도조차 없는 경우
  • "뭐 줄까?" 같은 질문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경우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은 만 1

2세에 가장 활발하게 형성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이 시기에 주어지는 언어 자극과 만 3

4세 이후에 주어지는 자극은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릅니다. 주변에서 "기다리면 돼", "초등학교 가서 말 튼 애도 있어"라고 말하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 겁니다. 저도 그런 말을 들었고, 한편으로는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만 2~3세에 언어 발달이 느렸던 아이들 중 40%는 학령기가 되어도 또래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기다렸다가 생기는 결과는 오롯이 아이와 부모가 감당해야 합니다.

36개월이 지났다면, 이제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36개월이 넘었는데도 언어 발달이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뒤처진다면, 더 이상 관망할 시기가 아닙니다. 이때는 언어 평가를 거칠 것도 없이 바로 언어 치료(Speech-Language Therapy)를 시작해야 합니다. 언어 치료란 언어병리사가 아이의 수용·표현 언어 능력을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발달시키는 전문 치료입니다.

제 생각에 "우리 아이는 말만 늦어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만 3세가 넘어가면 이 말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 인지, 사회성, 정서는 따로 따로 발달하지 않습니다. 말이 늦는 아이들은 자조 능력이나 또래 관계, 인지 발달 면에서도 함께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36개월에 표현 어휘가 50개 미만이면 아이는 엄청난 답답함을 느끼고, 그 답답함이 언어 대신 몸으로 표출됩니다. 친구를 밀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이유 없이 짜증을 내는 행동이 여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은 어느 정도 하지만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또래 아이들이 "쟤는 왜 아기처럼 말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라고 하면 아이의 자존감과 사회성에 직접적인 영향이 갑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괜찮아지겠지"라고 기다리는 것은, 제가 보기엔 기다림이 아니라 방치에 가깝습니다. 아동의 언어 발달 지연이 사회성과 정서 발달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학계에서도 꾸준히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소아과학회).

아이가 불편함을 표현하고 있다면, 그 신호를 언어가 아닌 행동으로 보내고 있다는 걸 먼저 알아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입니다.

결국 언어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24개월 검진을 성실히 받고, 결과에 따라 평가와 치료를 이어가는 것. 그리고 아이가 답답해하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제가 직접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조기에 개입할수록 아이가 훨씬 빠르게, 덜 힘들게 따라잡는다는 사실입니다. 이 글이 "좀 더 기다려볼까"와 "지금 움직여야 하나"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께 작은 기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아이의 발달이 걱정된다면 반드시 소아과 전문의 또는 언어병리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6yjPRzvocg&t=42s